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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공구 밴더 씨가 마르는 이유: 수익 5% 구조와 인플루언서 이탈의 진실

발행일: 2026년 2월 9일 · CNEC 뉴스레터

화장품 공동구매 벤더 수가 줄어들면서 텅 빈 온라인 셀러 목록을 바라보는 뷰티 브랜드 담당자

어제 공동구매 밴더 사업을 하는 대표를 만났습니다.

"화장품 공구? 다시는 안 해요." 의외였습니다. 공구 밴더로 꽤 오래 하신 분이거든요.

근데 지금은 직접 리빙 브랜드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고, 오히려 잘되고 있다고 합니다.

왜 화장품 공동구매를 접었을까요?

공구는 하면 할수록 적자

"마진을 5%만 봤는데, 업체랑 인플루언서 업무 조율하다가 시간만 다 날렸어요."

공구 밴더의 구조를 뜯어보면 이해가 됩니다. 브랜드한테 제품을 받아서, 인플루언서한테 수수료를 떼어주고, 남은 마진으로 운영하는 구조. 인플루언서 수수료가 적게는 20%에서 많으면 50% 이상인데, 밴더한테 남는 건 5~10% 수준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브랜드와 인플루언서 사이에서 제품 세팅, 콘텐츠 가이드, 일정 조율, CS, 정산까지 전부 밴더가 합니다. 사람이 붙어야 하는 일이에요. 마진 5%로 이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한두 건은 버틸 수 있어도, 하면 할수록 적자가 쌓입니다. 특히 화장품은 객단가가 낮아서 더 그렇습니다.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단가 높은 제품만 하려는 걸 보면 알 수 있죠.

화장품은 절대 팔로워 수에 속으면 안 됩니다

그 대표가 가장 강조한 말이 이거였습니다. "팔로워 몇십만인데, 100~200만 원도 못 팔더라고요."

뷰티 카테고리의 함정입니다. 팔로워가 많다고 화장품이 팔리는 게 아닙니다. 뷰티 인플루언서의 팔로워 중 상당수는 '구경하는 사람'이지 '사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진짜 화장품을 파는 인플루언서는 팔로워 수와 무관하게, 본인 오디언스의 구매력과 신뢰도가 다릅니다. 문제는 이런 사람을 찾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겁니다.

잘 파는 사람들은 다 자기 브랜드를 합니다

여기서 더 심각한 문제가 나옵니다. 한 번에 수억 찍던 메가 인플루언서들, 대부분 자기 브랜드 만들어서 나갔습니다. 당연합니다. 수익 창출이 목적인데, 남의 제품 팔아줄 이유가 없거든요.

공구로 30% 수수료 받는 것보다, 자기 브랜드로 마진 50~70% 가져가는 게 훨씬 낫습니다. 본인 팔로워한테 본인 제품 파는 게 전환율도 높고요.

결국 뷰티 공구 시장에서 '진짜 잘 파는 사람'의 공급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구를 원하는 브랜드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대로, 수요 쪽을 보면 상황이 다릅니다. 메타 광고 CPM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시딩 비용도 높아졌습니다. 무가 시딩은 예전만큼 안 먹히고, 유가 시딩은 성과 보장이 안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구가 매력적인 이유는 딱 하나. 리스크가 적습니다.

수익 쉐어 구조니까, 안 팔리면 비용이 안 나갑니다. 광고처럼 돈 태우고 전환 없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아요. 브랜드 입장에서는 "그나마 안전한 채널"인 셈이죠.

수요는 늘었는데, 잘 파는 공급은 줄어든 상황. 이 간극이 문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메가 인플루언서 보유" 밴더, 우후죽순

이 틈을 타서 새로운 밴더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메가 인플루언서 100명 보유", "뷰티 특화 밴더" 같은 광고를 크몽이나 블로그에서 쉽게 볼 수 있죠. 근데 실제로 매칭이 되느냐? 이게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밴더가 내세우는 "보유 인플루언서"는 사실 DM 한 번 보낸 적 있는 리스트에 가깝습니다. 진짜 그 인플루언서가 이 밴더를 통해 공구를 하느냐는 전혀 다른 이야기거든요.

잘 파는 인플루언서는 밴더를 고릅니다. 아무 밴더나 통해서 공구를 하지 않습니다. 본인 계정의 신뢰도가 곧 자산이니까요.

결국 브랜드가 밴더한테 맡겼는데, 막상 배정된 인플루언서는 전환력이 약한 B급 계정인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팔로워 몇십만인데 100만 원도 못 파는 그런 경우요.

뷰티 한정으로 봤을 때, 제대로 운영되는 밴더가 과연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공구 시장은 커지는데, 퀄리티는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꾸준히 공구 잘하는 브랜드들은 뭐가 다를까?

주변에서 공구로 꾸준히 성과 내는 브랜드들을 보면, 밴더 잘 골라서 되는 케이스는 사실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브랜드가 직접 뛴 결과입니다.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전부 시간과 관계의 결과입니다. 밴더한테 돈 주고 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면 브랜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매출 100억 넘긴 브랜드들은 이미 인하우스 인플루언서팀을 꾸리고 있습니다. 밴더에게 줄 인플루언서 수수료를 더 얹어주고, 내부 인력을 쓰는 게 낫다는 계산이죠.

하지만 그 여력이 안 되는 브랜드가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있습니다.

공구가 끝난 게 아닙니다

어제 만난 그 대표도 공구 자체가 안 된다고 한 건 아닙니다. 화장품이 구조적으로 맞지 않았다는 거죠. 실제로 리빙 카테고리로 넘어가서 잘되고 있으니까요. 공구는 여전히 강력한 판매 채널입니다. 다만, '밴더한테 맡기면 알아서 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결국 공구의 본질은 단순합니다. "이 인플루언서가 우리 제품을 진심으로 좋아하는가?"

이걸 만들 수 있는 건 밴더가 아니라, 브랜드 자신입니다.

DM 1,000개의 수고가 무의미해 보여도, 그 안에서 만난 딱 한 명이 수십억 공구 매출을 만들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