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00억 뷰티 대표, 월 1억 적자에도 미국에 5억 더 넣는 이유
발행일: 2026년 2월 19일 · CNEC 뉴스레터
순이익 10억인데, 왜 월 1억 적자를 감수할까?
평소 친분 있는 뷰티 브랜드 대표와 점심을 했습니다.
매출 200억 정도에 매년 순이익만 10억이 넘는 브랜드입니다. 보통이면 이 정도면 좀 편하게 갈 법도 한데요. 이 대표는 미국 투자하느라 본인 돈 5억을 더 넣었다고 합니다.
지금 미국과 중국에 집중 투자 중인데,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미국에서만 월 7,000만 원 적자. 중국에서 월 3,000만 원 적자. 합산하면 매달 1억씩 까먹고 있는 겁니다. 국내랑 일본, 동남아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비교적 빠르게 자리잡았다고 합니다. 근데 미국은 넘사벽이라고요.
왜 그럴까요?
아이템 선정만 잘못해도 매몰비용이 대폭 상승합니다. 미국 시장에 맞는 제품을 찾는 것 자체가 도박에 가깝습니다. 협업할 만한 인플루언서는 건당 1만 달러, 한화로 약 1,400만 원 이상인데 그마저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1~200만 원이면 괜찮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랑 협업할 수 있거든요. 미국은 같은 급의 크리에이터가 5배 이상 비쌉니다. 그리고 돈을 써도 성과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국내와 일본, 동남아 매출이 자리잡아서 투자 여력은 있다는 겁니다.
대표님의 전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먼저 수익을 만들어놓고, 그 여력으로 미국에 투자하는 구조. 한 시장에 올인하는 게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짜서 장기전을 준비하는 겁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냐고.
"이게 더 재미있고, 엑싯보다는 80살 넘어서도 이 브랜드 대표로 사업하고 싶다."
뷰티 업계에서 투자 유치나 엑싯을 목표로 사업하는 대표들을 많이 봅니다.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그것도 하나의 전략이니까요.
근데 매년 10억씩 벌면서도 본인 돈을 더 넣고, 80살까지 이 브랜드를 하겠다는 대표. 브랜드를 '사업체'가 아니라 '자기 이름'처럼 생각하는 사람. 결국 오래가는 건 이런 브랜드더라고요.
미국 진출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현실적인 레퍼런스가 될 것 같아서 공유합니다. 미국은 시간과 돈을 모두 쏟을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체력은 다른 시장의 수익에서 나옵니다.
이렇게 찐으로 하는 대표들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퍼포먼스 대행사 200명, AI가 바꿔놓은 광고판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유명한 회사 대표를 만났습니다. 직원만 200명 가까이 되는 곳입니다.
놀라웠던 건, 대부분의 업무를 AI로 자동화했다는 거예요.
메타, 네이버 광고 세팅은 API 연동으로 돌아갑니다. 사람이 직접 만지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특히 메타는 이제 세팅 자체가 별 의미 없다고 합니다.
"세팅은 AI가 하고, 사람은 소재 발굴만 한다."
200명이 하던 일을 AI가 대신하는 건데, 그래서 사람들이 놀고 있느냐? 아닙니다. 전부 소재 쪽으로 몰렸습니다. 더 놀라운 건 이 부분이에요. AI로 만든 광고 소재들이 효율이 잘 나오면서, 그 소재 하나로만 억대 광고비를 쓰는 광고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흐름입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타겟팅, 입찰, 최적화 같은 기술적 세팅은 AI가 더 잘합니다. 이미 메타도 어드밴티지+ 캠페인으로 자동화를 밀고 있고요. 사람이 할 일은 점점 "어떤 소재를 쓸 것인가"로 좁혀지고 있는 거죠.
뷰티 브랜드 마케터 입장에서 이게 왜 중요할까요?
대행사를 고르는 기준이 달라져야 합니다. "세팅 잘합니다"는 더 이상 차별점이 아닙니다. AI가 다 해주니까요. "소재를 잘 만듭니다", "우리 브랜드에 맞는 크리에이티브를 뽑아냅니다"가 진짜 역량이 되는 시대입니다.
메타 광고 소재판이 앞으로 얼마나 더 달라질지 기대가 됩니다.
정리하며
두 분의 공통점.
- 순이익 10억 넘는데도 본인 돈 5억 더 넣고, 월 1억 적자를 감수하면서 미국 시장을 여는 브랜드 대표.
- 200명 조직을 AI로 전환하면서 소재 경쟁력에 올인하는 대행사 대표.
다들 편하게 갈 수 있는데, 어려운 길을 선택했습니다.
뷰티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건 결국 이런 사람들이더라고요. 단기 수익보다 장기 브랜드를 보는 사람. 쉬운 돈보다 어려운 성장을 택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