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EC · 뉴스레터

소주회사도 화장품 만드는 시대, K-뷰티 경쟁 구조가 바뀌고 있다

발행일: 2026년 4월 6일 · CNEC 뉴스레터

소주 제조사가 출시한 K-뷰티 스킨케어 제품 라인업, 술 발효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 패키지 클로즈업

화장품 경험 없던 대기업·중견기업들이 K-뷰티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전자부품, 주류, 식품, 의료기기 유통. 본업이 전혀 다른 기업들이 잇따라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미 업계에서는 체감되고 있는 변화지만, 최근 1~2년 사이 그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이들이 뷰티로 눈을 돌린 배경은 명확합니다. K-뷰티 수출은 2025년 102억 달러를 넘어 전년 대비 20.6% 성장했습니다. 잘 되는 브랜드 기준 영업이익률은 15~25%대로, 주류나 식품에서는 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코스맥스·한국콜마 중심의 ODM 생태계, 올리브영이라는 검증된 국내 유통 채널, 아마존·큐텐이라는 해외 이커머스 파이프라인까지 갖춰진 덕분에 공장 없이 3개월이면 브랜드 출시가 가능한 구조가 이미 완성되어 있습니다.

자본이 몰리면 인디 브랜드의 경쟁 환경은 어떻게 달라지나

대규모 자본의 유입은 시장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기존 인디 브랜드에게는 비용 상승과 노출 경쟁 심화라는 이중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의 변화

올리브영 입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높은 수수료에 광고비·할인까지 감수하면서도 입점을 유지해야 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습니다. 2024년 국내 화장품 업종 디지털 광고비는 전년 대비 22% 증가했는데, 자본력 있는 기업이 동일한 키워드와 지면에 예산을 쏟으면 인디 브랜드의 노출 단가는 자동으로 올라갑니다. 뷰티 마케팅 경험이 부족한 비뷰티 출신 기업들이 인플루언서 의존도를 높이면서 크리에이터 단가도 오르고 있습니다.

제조(ODM) 환경도 바뀌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솔루엠·서울리거가 ODM 기업을 직접 인수하면서, 계열 외 소규모 브랜드의 제조 슬롯·원료 수급·신제형 개발 우선순위가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으로 번지는 파급 효과

일본은 K-뷰티 해외 진출의 1순위 시장입니다. 큐텐 스킨케어 상위 20개 브랜드 중 19개가 한국 브랜드일 정도로 K-뷰티가 이미 자리를 잡은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시작된 자본 경쟁의 파고가 일본까지 넘어오고 있습니다. 중견기업 이상이 글로벌 진출 첫 타겟으로 일본을 지목하면서 큐텐 메가와리 구좌와 현지 인플루언서 비용이 모두 오르고 있습니다. 제품력으로 먼저 순위를 쌓아온 브랜드들이 같은 비용으로 동일한 노출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 자체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살아남는 브랜드의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2026년이 K-뷰티 산업의 갈림길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대규모 자본 유입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프리미엄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체력전으로 소모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