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사가 CES '최고혁신상'을 받은 이유 — 한국콜마·메디큐브 전략 분석
발행일: 2026년 1월 12일 · CNEC 뉴스레터
가전 박람회에 웬 화장품?
CES에 다녀왔습니다. "가전 박람회에 웬 화장품?"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뷰티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테크'를 강조하기 시작했고, 시장의 판도가 바뀌는 모습입니다. 한국콜마와 APR(메디큐브)의 서로 다른 전략을 공유합니다.
한국콜마: "이제 디바이스도 ODM 해드립니다"
솔직히 처음엔 의아했습니다. "화장품 제조사가 왜 CES를 나왔지?" 궁금해서 직접 물어봤습니다.
전 세계 화장품 업계 최초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디지털헬스 부문 혁신상까지 받아서 2관왕입니다. 참고로 이 상은 신설됐는데, 첫 수상자가 삼성전자였습니다. 한국콜마가 두 번째입니다.
수상 제품: 스카 뷰티 디바이스
상처 치료와 메이크업을 동시에 구현한 세계 최초의 통합형 뷰티 의료기기입니다. 작동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 스마트폰 앱으로 상처 부위를 촬영
- AI가 상처 유형을 12가지로 분류·분석
- 180여 가지 색상을 조합해 피부 톤에 맞는 커버 파우더를 정밀 분사
- 약 10분 만에 상처를 가리는 베이스 메이크업 완성
"콜마 브랜드로 출시하나요?"라고 물었더니, 화장품처럼 ODM 방식으로 고객사 요구에 맞춰 생산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재미있는 건 부스에 나온 직원분들이 전부 연구원이었습니다. PM(영업)이 나올 줄 알았는데요. 더 놀라운 건 디바이스 전담 부서가 아니라 '파운데이션 연구원'이라고 하더군요.
콜마의 의도는 "화장품 만들어주듯, 이제 뷰티 디바이스도 우리가 만들어주겠다." 같습니다. 기존 뷰티 디바이스는 대부분 중국 공장에서 떼와서 라벨만 바꾸는 수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R&D 기술력이 탑재된 '디바이스 ODM' 시대가 열렸습니다. 브랜드사 입장에서는 기술 개발 없이도 혁신적인 기기를 출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입니다.
메디큐브, 애플식 락인 전략
메디큐브는 3년 연속 CES 참가입니다. 역대 최대 규모 부스라고 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크진 않았습니다. 위치도 메인(LVCC)이 아니라 유레카관 외곽 쪽이었고요. 그래도 전략은 흥미로웠습니다.
신제품 전략: 진입장벽 낮추고, 객단가 올리기
가장 눈에 띈 건 신제품 '부스터 프로 미니 플러스'였습니다.
- 진입장벽 낮추기: 기존 AGE-R은 4가지 기능이 있었는데, 가장 많이 쓰는 '부스트 기능'만 남긴 저렴이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 모듈형 확장: 본체 하나에 괄사, 클렌저 등 헤드만 갈아 끼우게 만들었습니다.
- 락인(Lock-in): 디바이스와 짝꿍인 전용 스킨케어 제품을 함께 전시해, 한 번 들어오면 나가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정리하면:
- 핵심 기능만 담은 저가 모델로 진입장벽 낮추고
- 호환 디바이스로 객단가를 올리는 구조
마치 애플이 전용 충전기로 락인(Lock-in) 시키는 전략과 비슷합니다.
디바이스와 함께 쓰는 제품 라인(제로포어패드, 래핑마스크, 캡슐크림 등)도 확대됐습니다.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스킨케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모양새입니다.
글로벌 성과도 눈에 띕니다
- AGE-R 글로벌 누적 판매 500만 대 돌파
- 3분기 해외 매출 3,176억 원 (전년 대비 100% 증가)
-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
뷰티 디바이스, 다음 전쟁은 '크리에이터'입니다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더 커질 겁니다. 경쟁도 더 치열해질 거고요.
전용 호환 디바이스와 제품 라인업도 계속 늘어날 겁니다. 고객 충성도와 객단가를 동시에 올릴 수 있는 구조니까요. 한 번 생태계에 들어온 고객은 쉽게 나가지 않습니다.
결국 승부는 브랜딩과 마케팅에서 갈릴 겁니다. 화장품과 디바이스는 다르지만, 고객에게 '써보고 싶다'는 욕구를 만드는 건 결국 콘텐츠입니다. 테크 리뷰와 비포앤애프터를 잘 찍는 미국 틱톡 크리에이터, 지금부터 확보해야 합니다.